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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위그 개인전 리움미술관 전시

by 플릭헌터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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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특별한,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가득 안겨주는 전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바로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첫 개인전 《리미널(Liminal)》입니다. 단순한 미술 전시가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 전시, 궁금하시죠? 함께 천천히 살펴볼게요.

피에르 위그 개인전

피에르 위그 개인전 리움미술관 전시

개요 : 전시

전시 기간 : 2025.02.27(목)~2025.07.06(일)

장소 : 리움미술관

주소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55길 60-16

전화번호 : 02-014-6900

작가 : 피에르 위그

피에르 위그 개인전

 

작가 피에르 위그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는 현대미술계에서 독창적인 설치미술과 철학적 메시지로 잘 알려진 작가인데요.

피에르 위그 개인전

그는 2017년 독일 뮌스터조각프로젝트에서 폐기된 아이스링크장을 파헤쳐 마치 고대 유적이나 외계 행성을 연상케 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마침내 한국,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자신의 세계를 펼쳤습니다. 바로 이번 전시 《리미널》을 통해서예요.

피에르 위그 개인전
피에르 위그 개인전

이번 전시는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첫 단독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른데요. 그는 이미 2019년 일본 오카야마 아트서밋의 예술감독을 맡은 바 있으며, 한국 미술 팬들에게는 2016년 미디어시티서울 비엔날레에 출품한 영상 작품 ‘휴먼 마스크(Human Mask)’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식당에 홀로 남겨진 원숭이에게 여성의 마스크를 씌운 이 작품은 인간중심주의에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던 기억, 여러분도 떠오르시죠?

피에르 위그 개인전

리움미술관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깊고 묵직한 어둠입니다. 그 속을 조심스레 걷다 보면 바닥 위에 놓인 작고 둥근 현무암 조각을 만나게 돼요. 사실 이 조각은 만삭 여성의 배를 본뜬 작품이라고 해요. 생명의 시작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 뒤에 이어질 다양한 존재들과의 이야기의 서문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피에르 위그 개인전피에르 위그 개인전

전시의 핵심은 작품 제목과 동일한 <리미널> 영상입니다. 이 영상엔 얼굴이 없는 듯한 검은 타원형 마스크를 쓴 인간 형상이 등장합니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의 말처럼, '리미널'은 생각지도 못한 무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태, 진화의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이 영상은 인간 존재의 미완성과 불완전함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에게 낯선 감정을 일으킵니다.

피에르 위그 개인전

함께 전시된 수족관 작품들 <주기적 딜레마>, <주드람>, <캄브리아기 대폭발>도 주목할 만해요. 예컨대 <주기적 딜레마>에는 시력이 퇴화된 멕시코 동굴 속 장님 물고기와 일반 물고기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갑니다. 반복되는 빛의 변화 속에서 두 존재는 새로운 진화의 조건을 탐색하게 되죠. 이 작품은 생명체가 외부 환경에 적응하며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질문합니다.

피에르 위그 개인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면, 피에르 위그의 세계가 절정에 이릅니다. 바로 대형 영상 작품 <카마타>입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우연히 발견된 인간 유해를 기계가 장례를 치러주는 이 영상은 매우 강렬해요.

기계가 수행하는 느리고 장엄한 의식은 기계는 차갑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오히려 숭고함과 경이로움을 전달합니다. 해 뜨는 장면은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며, 전시 초입의 태아를 형상화한 현무암 조각과 완벽한 대구를 이룹니다.

피에르 위그 개인전

다시 한번 등장하는 <휴먼 마스크> 영상도 전시 후반부에서 만날 수 있어요. 인간의 얼굴이 삭제된 검은 마스크의 형상, 그리고 반대로 인간의 마스크를 쓴 원숭이. 이 아이러니한 이미지는 지금 우리가 어디쯤에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들죠.

피에르 위그 개인전피에르 위그 개인전피에르 위그 개인전

작가는 기계가 인간의 유해를 장례 하고, 비인간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은 얼굴을 지운 채 존재하는 이 뒤엉킨 이미지들을 통해, 포스트휴먼 시대의 질문을 우리에게 던집니다.

피에르 위그 개인전피에르 위그 개인전

전시는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환경을 구성하고 있어요. 각 작품은 미완성의 상태로 존재하고,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며 실시간으로 변화합니다. 피에르 위그는 예술을 완결된 결과물이 아닌, 새로운 감각과 현실이 출현하는 장으로 정의합니다.

피에르 위그 개인전 <<리미널>>

이번 피에르 위그의 《리미널》 전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깊은 사유의 여정을 제공합니다. 리움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우리는 인간, 기계, 동물, 자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새로운 생태를 체험할 수 있어요. 여러분은 과연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이 사라지는 시대에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전시는 7월 6일까지 이어지니 꼭 한 번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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